꽃비처럼 / 박수호
텔레비 뉴스를 보면
세계는 무척 힘들겠다 싶다
사랑하는 것에조차
거리를 두라고 한다
마음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말
혼잣말처럼 들린다
여전히 꽃은 환하게 피었다가
비처럼 흩날린다
*출처: 박수호 시집 『인간관계론을 읽다』, 시산맥사, 2021.
*약력: 전남 해남 출생, 『시와 동화』, 『부천문단』 등에 글을 발표하면서 문단활동 시작, 2004년 수주문학상(우수상), 2007년 복사골문학상 수상.
지난 몇 년 간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코로나의 상황을 그렸다.
"뉴스를 보면 / 세계는 무척 힘들겠다"고 생각한 것은 시인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사랑하는 것에조차 / 거리를 두라고 한다 // 마음은 거리의 제곱에 / 반비례한다는 말"이지만,
사실 거리가 멀어질수록 마음도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의도와 행동에 상관없이 "여전히 꽃은 환하게 피었다가 / 비처럼 흩날린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일 수밖에 없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