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조성순
끝나서
집에 왔는데
마음이 오지 않는다.
몸은
마음의 그림자
하루
또
하루
오늘이
어제가 되어 가는데
몸이 오지 않는다.
*출처: 조성순 산티아고 순례시집 『그리고 나는 걸었다』, 행복한책읽기, 2019.
*약력: 경북 예천군 출생,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석사 학위와 박사 수료.
여행이 “끝나서 / 집에 왔는데 / 마음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 여행지에서의 즐거움(?)이 아직 잔상으로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인이 “몸은 / 마음의 그림자”라고 하는 것은 실체는 아직 여행지에 남아 있는 것이리라.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늘이 / 어제가 되어 가”지만 여전히 “몸이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만약 여행을 사랑으로 비유한다면 헤어진 연인에게 미련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몸을 부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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