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여행 / 조성순

믈헐다 2023. 7. 6. 03:27

여행 / 조성순

 

끝나서

집에 왔는데

마음이 오지 않는다.

 

몸은

마음의 그림자

 

하루

하루

 

오늘이

어제가 되어 가는데

 

몸이 오지 않는다.

 

*출처: 조성순 산티아고 순례시집 그리고 나는 걸었다, 행복한책읽기, 2019.

*약력: 경북 예천군 출생,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석사 학위와 박사 수료.

 

 

여행이 “끝나서 / 집에 왔는데 / 마음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 여행지에서의 즐거움(?)이 아직 잔상으로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인이 “몸은 / 마음의 그림자”라고 하는 것은 실체는 아직 여행지에 남아 있는 것이리라.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늘이 / 어제가 되어 가”지만 여전히 “몸이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만약 여행을 사랑으로 비유한다면 헤어진 연인에게 미련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몸을 부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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