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구성물질 / 정덕재
인간의 몸이 70%가 물이라면
30%는
불이어야 한다
들판을 휘저은 민중의 역사가
위대한 물결이라면
나머지는
혁명의 불꽃이어야 한다
한 줌의 재를 손에 넣고
한 줌의 재를 남기고 가는
인간의 구성물질은
물과 불이다
*출처: 정덕재 시집 『치약을 마중 나온 칫솔』, 걷는사람, 2021.
*약력: 1966년 충남 부여 출생,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인간의 몸은 70%가 물이니 나머지 30%는 불이어야 한다.
“들판을 휘저은 민중의 역사가 / 위대한 물길이라면 / 나머지는 / 혁명의 불꽃이어야 한다”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가 물이라면,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요소는 불이지 않을까.
이렇듯 물과 불이 중요하지만 인간에게 항상 이로운 것만은 아니었다.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끔찍했던 재앙은 질병이나 전쟁보다 물과 불에 의한 것이었다.
건강만큼이나 자연환경을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연환경이 영원불멸할 것이라는 착각 속에 빠져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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