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 이근일
몸속에 눈이 내린다
몸이 항복할 때까지 내리고
또 내리다가
기어이 통증으로 쌓인다
그러다 불현 듯
그리움이 눈을 뜬다
하얗고 시큰한 통증 속에서
나는 이 통증보다
그리움 속에 핀 네 웃음이
더 아프다
*출처: 이근일 시집 『당신의 기억은 산호색이다』, 시인의 일요일, 2023.
*약력: 1979년 서울 출생,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 졸업 및 동 대학원 문예창작학 석사.
형용사 ‘찌뿌듯하다’와 ‘찌뿌둥하다’는 동의어이다.
몸이 무겁고 거북하거나, 기분이 언짢거나, 날씨가 궂거나 잔뜩 흐릴 때 쓰는 말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아프면 통증이 따르기 마련이나,
나이 드신 분들은 비나 눈이 내리는 날이면 온몸이 쑤신다며 통증을 호소한다.
그러나 시인은 그러한 몸의 통증과 달리 그리움의 통증이 더 아프다는 것이다.
누구나 한두 번쯤은 겪어봄 직하니 백번 공감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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