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 신달자
혼자 되고
첫 고향길
큰길 두고
외곽길 고요히 돌아
어릴 적 업히고 업어 주던
느티나무 앞에 서다
아무 말 않고
서로 삭은 등을 바라본다
엄마 보듯 뜨거워지는 목줄기
*출처: 신달자 시집 『어머니, 그 삐뚤삐뚤한 글씨』, 문학수첩, 2001.
*약력: 1943년 경남 거창 출생,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혼자된 후 고향 길에 찾은 느티나무 앞에서 서로 삭은 등만 바라봅니다.
긴 세월을 넉넉함과 따뜻함으로 감싸주는 느티나무 같은 어머니,
햇볕과 비바람을 막아주는 당신의 품이 그립습니다.
오랜 세월 초록빛 기쁨을 안겨주었으니 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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