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며느리밥풀꽃 / 최두석

믈헐다 2023. 11. 6. 00:31

며느리밥풀꽃 / 최두석

 

입 안에 밥알 두 톨 물고 있네

가난을 잊은 육체와 영혼을 위하여

입 안에 밥 알 두 톨 한사코 물고 있네

고난의 세월을 잊은 육체와 영혼을 위하여

조붓한 입 안에 밥알 두 톨 한사코 물고 있네

흙에 떨구는 땀방울을 잊은 육체와 영혼을 위하여

 

*출처: 최두석 시집 투구꽃, 창비, 2017.

*약력: 1956년 전남 담양 출생,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와 동 대학원 국문과 졸업.

 

 

‘며느리밥풀꽃’의 설화를 시로 옮겼다.

못된 시어머니 밑에서 시집살이를 하던 며느리가 배가 고파 밥풀을 몰래 훔쳐 먹었다가

시어머니에게 맞아 죽어 혼이 꽃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는 구전이다.

밥알 속에 맺힌 눈물의 아픔을 보여주듯 “조붓한 입 안에 밥알 두 톨 한사코 물고 있네”

보릿고개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배고픈 설움을 어찌 알겠는가.

-믈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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